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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과체

Alchemion 2024. 6. 30. 12:50

 명상은 겉으로 보기에는 정적이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우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과정이다. 자발적으로 아상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우주 의식에 동조되기 위해 자기 자신의 전부를 내맡기는 것은 웬만한 각오와 용기가 있지 않고서는 쉽사리 이루어지기 힘들다. 그래서 보통 삶의 영적 측면에 대해 직관적 앎을 알아차리는 이들은 밑바닥까지 내려가서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이들에게서 종종 발견된다.

 

 극적인 순간에 상황이 역전되는 상황은 잠들어 있는 영혼이 생명의 위협이 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야 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여준다. 에고(ego)의 거짓된 동일시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강하고 포기하기 힘든 것인지 알려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영적 체험과 물질적 체험은 양극단에 위치한 것이지만, 완전한 통합이 이루어져 그 경계가 무의미해질 때에는 동일한 것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실상에서 육체적 형상과 영혼은 동일하다. 

 

 다만 마음이 형상과 영혼이 동일한 것임을 깨닫지 못하는 이유는 '느낌에 대한 억압'에 있다. 형상과 스스로를 동일시할 때, 마음은 외부의 대상을 나누고 분리해서 바라보는 습관에 물든다. 좋고 나쁨과 옳고 그름, 선과 악에 물들어버린 마음은

완전함에 이르기 위해서 전적인 수용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완강히 저항한다. 차이와 다름을 강조하는 마음은 항상 분리를 전제로 하고, 이는 통합과 합일에 이르는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다. 

 

 여성의  집단 무의식에 자리잡고 있는 사무치는 '한'
느낌을 저진동의 물질적 세계에 가두어놓고, 이를 천하고 역겨운 것이라고 단정 짓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신성한 여성성의 측면이 더이상 삶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면의 신성을 일깨우는 방편이 일상 곳곳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실상 가장 깊숙이 삶의 행복에 관여하고 있는 명상이 터부시되고 있고, 소유의 개념이 온 세상을 장악하고 있다. 더 이상 만물과의 연결성과 유대감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마음은 공허함과 외로움에 시달린다. 

 

송과체의 퇴화는 물질에서 빛을 추출하는 신성한 의식이 사라졌음을 의미하며, 이는 성적 에너지를 오로지 저차원의 진동으로 흐르게 만들어 성선 전반에 과도한 자극을 형성한다. 몸과의 동일시라는 무지 속에서 우리들은 그 어디에서도 만물을 연결해주는 '빛'을 발견하지 못한다.

 

 오로지 물질의 어둠만이 지배적인 곳에서는 성적인 행위만이 자아의 해체와 죽음에 이르는 수단이 되어 군림한다.

 

저진동의 차원에서 일어나는 생각은 항상 분리를 전제하기 때문에 육체적 형상에 순환 장애와 정체 현상을 일으킨다. 성 에너지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해소되어야 하는데, 이 발산의 방법이 오직 저 차원에 해당하는 성적인 행위에만 국한되어 이루어져 끊임없이 이어지는 결핍과 불만에 사로잡힌다. 송과체가 퇴화되어 이를 활성화시키는 방편에 대해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섹스'만이 유일한 구원책이 된다. 

 

 뇌하수체에서 원활하게 호르몬들이 분비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들은 결핍된 호르몬을 채워줄 것이라고 예상되는 외부 대상에 이끌린다. 외부 대상에 의존해서 충족되는 호르몬의 공급은 대상을 향한 집착을 만들어내고, 이렇게 연인은 어느 순간에 서로가 서로의 자유와 사랑을 구속하는 관계로 변질된다. 단순히 연인 관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돈을 향한 끝없는 탐욕, 완벽주의에 대한 집착, 타인의 인정을 바라는 욕구 등등 현대인들이 겪는 대부분의 문제들이 호르몬의 원활한 분비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다. 삶의 영적 측면이 완전히 소실되어 존재하는 것이 바로 기쁨의 원천임을 망각한 현대인들은 호르몬 결핍에 시달리고 있다.